회원가입
로그인
02-703-9837
회원가입 로그인
회원가입 로그인

소설창작실

  • 자유게시판
  • 소설창작실

소설창작실

왕양명과 마이클 잭슨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현신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6-05-26 10:08

본문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마이클>이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마이클 잭슨의 실제 친조카가 주연을 맡아 잭슨 특유의 음색과 고난도 춤과 무대 장악력을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부정적인 관람평은 마이클의 인간적인 고뇌나 각종 논란에 관한 해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이클 잭슨보다 더 희화화되고 언론의 무자비한 악의적 보도에 더 많이 시달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 언론이 마이클에게 가장 가혹했다.
와코 자코(Wacko Jacko: 괴짜 잭슨)라는 모욕적인 별명을 붙이고,
그의 백반증 피부 변화를 백인이 되고 싶어 박피 수술을 받았다고 왜곡하는 등 수십 년간 인격 살인을 주도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매체가 악의적인 루머(코가 떨어져 나갔다, 산소 캡슐에서 잔다 등)를
가장 많이 만들어 1면 헤드라인으로 다루었다.
머독은 다섯 번째 아내와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마이클이 한창 활동할 시기에는 일간지 해외 토픽 코너에서 그의 소식을 접하는 정도였다.
앙드레 김 특유의 자수가 들어간 파란색 옷을 입고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인터뷰한 뒤 돌연사했을 때,
같은 시대를 살았던 한 예술가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의 모든 음반과 DVD와 전기를 샀다.
책을 읽고, 노래를 듣고, 공연 영상을 보고, 인터뷰 영상을 찾아서 보았다.
비로소 그의 공연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후회되었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자기를 표현해야 한다.
작품에 영혼을 담아야 한다.
마이클이 자신의 괴로움이나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과 고통까지도
모두 노래로 녹여 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경외심마저 일었다.
그의 방이나 네버랜드 곳곳에
어린이들의 눈에서 신의 얼굴을 본다
(I see the face of God in the eyes of children)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검찰은 법정에서 마이클이 아동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Childhood’라는 곡에서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노래했다.
Before you judge me, try hard to love me Look within your heart then ask,
Have you seen my childhood?
(나를 판단하기 전에 나를 먼저 사랑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당신의 마음속을 먼저 들여다보고 물어봐 주세요,
나의 어린 시절을 본 적이 있느냐고).
그가 형들과 함께 잭슨 파이브의 리드 싱어로 대중 앞에 처음 섰을 때 만 11세였고,
처음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는 8세였다.
‘Childhood’에서 그는 또래 아이들처럼 놀이터에서 놀거나 생일 파티 한 번 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혹독한 매질과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평생을 일해야 했던 상처를 고백한다.
그리고 왜 어른인 자기가 네버랜드를 짓고 동화와 장난감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를
애절한 오케스트라 선율에 담아 대중에게 호소한다.   

마이클을 생각하면 왕양명이 떠오른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그는 성리학이 교조화되어 가던 시기에
‘마음’의 역동성과 실천을 강조하며 양명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왕양명의 지행합일은 단순히 아는 것을 실천하라는 도덕적 훈계가 아니다.
앎은 행함의 시작이요, 행함은 앎의 완성이다.
앎과 행함은 본래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뜻이다.
도덕적 가치는 외부의 공부를 통해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마음 안에 갖춰져 있고,
공부의 목적은 외부의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가리고 있는 육욕을 제거하여
양지를 온전히 발휘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앎은 행함의 시작이요, 행함이 앎의 완성이니 말과 행동은 일치할 수밖에 없다.
표리부동하고자 해도 되지 않는다.
왕양명이 간신들의 모함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용장으로 유배되어 이룬 용장대오(龍場大悟)처럼,
마이클 잭슨 역시 언론의 무자비한 난도질과 억울한 누명 속에서도 끝내 인류애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고통의 한복판에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이 깨달은 선을 세상에 행했다.
기네스북에 가장 많은 자선단체를 후원한 팝스타(39개 단체)로 등재될 만큼
노래로 평화를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생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며 ‘행함’으로 앎을 증명했다.
세상은 그를 타블로이드의 가짜 뉴스로 소비했으나 그는 오직 작품과 무대로서 침묵하며 자신을 증명해 냈다.
그가 지은 가사에는 성적인 일탈이나 도덕적 일탈이 없다.
‘Man In The Mirror(거울 속의 남자)’에서 그는
만약 당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당신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고 변화를 만들어 내세요, 라고 노래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타인을 탓하거나 제도만 바꿀 것이 아니라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면의 변화를 즉각 실천하라고 한다.
왕양명 역시 인간의 마음을 밝은 거울에 비유했다.
거울에 먼지가 앉으면 사물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듯,
사욕에 가려지면 본연의 선함을 잃게 된다고 했다.
거울 속의 남자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사욕의 먼지를 닦아내라는 치양지의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왕양명의 시선으로 본다면, ‘Childhood’야말로 세상이 규정한 가짜 모습에 가려진 본연의 양지를 봐 달라고
눈물로 던지는 마이클의 영혼의 고백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업무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

사단법인 한국소설가 협회
주소 : 04175)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2, 한신빌딩 1113
전화번호 : 02-703-9837 FAX : 02-703-7055
이메일 : novel2010@naver.com

Copyright © K-novel All Rights Reserved

계좌안내

국민은행 827-01-0340-303 (사)한국소설가협회

농협 069-01-257808 (사)한국소설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