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인사말
인화단결로 혜안을 구합시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0년 전통의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이상문 인사 드립니다.
1970년대 중반, 어른 소설가들께서 한국소설가협회를 만들어 이끌어 오신 때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 무렵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비로소 경제적 여력이 생기면서, 문학을 비롯한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질 때였습니다. 따라서 소설가들이 모임을 만들어 협력하고 화합하여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자극이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벌써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전통적인 방식의 문학, 특히 소설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그동안 지켜온 소설의 위상과 위치를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소설가가 어떻게든 소설을 쓸 수 있고, 또 어찌하든 지면에 발표해서 ‘소설의 자리’를 잡고 있어야, 새로운 상황에 대응해 맞서 싸우든, 그에 영합해 함께 가든지 하지 않겠는지요.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한테 전통적인 소설들이 없다면, 우리가 발표한 소설들이 근간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응이니 영합이니 하는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더욱이 능동적으로 위기 상황을 흡수하여 소화해 내는 방안은 찾아낼 수도 없을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눈앞에 닥친 상황을 타개하거나 개선해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는 발표할 수 있는 자리의 한계 때문입니다. 자리만 넓어진다면 견본 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내보여서, 밖에 나가 발전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한국소설을 세계에 알리는 길도 적극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국제 세미나가 하나의 시작이 되겠고, 번역해서 내보내는 길을 강구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에 정부의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회원들이 신명나게 소설을 쓰게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책 읽는 젊은이들, 특히 청소년 독서 인구를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일들을 해내려면 무엇보다 회원들의 화합이 필요합니다. 화합에서 힘이 나오고 방법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세기 전 어른 소설가들께서 모임을 만들어 시작할 때의 초심을 찾아 돌아간다면, 우리가 필요한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할 일은 많고 힘은 미약합니다. 빈손과 같은 상태에서 시작해 끌고 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습니다. 힘을 합쳐 진심을 다한다면 그만큼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의 문운과 건강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이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