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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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재재거리는 새소리를 벗 삼아 산책하는 중에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몹시 흥분한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 있었다.
사연인즉슨 아이디,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 등 기본정보 외 신상 정보, 선택 정보 등이 유출되었기에
사고 관련 대상자에게 사고 관련 내용을 공지한다는 <듀오>의 메일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라는 특성상 이름, 연락처뿐만 아니라 혼인 경력, 직장명, 학력, 자산, 키와 몸무게 같은
민감한 신체 정보까지 유출 범위에 포함되었다며 펄펄 뛰었다.
더 황당한 건 2025년 1월 28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는데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약 42만 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조사되어
2026년 4월 정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11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고 나서야 유출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린 것이다.
‘결혼해 듀오’ 광고 문구가 아직 기억에 남는 건 중매쟁이가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라는 점 때문이다.
1995년 당시 <듀오>는 많은 관심을 끌었고 문전성시를 이루다시피 사람이 몰렸었다.
결혼정보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높은 인지도를 가진 듀오는
서울 강남 본사를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와 미국을 포함해 총 13개의 지사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매칭 시스템을 통해 회원의 이상형, 학력, 직업, 나이, 자산, 종교, 가치관 등
수많은 변수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1차 분류한 뒤, 커플매니저의 심층 분석을 더해 맞춤 상대를 주선하는데
가입 시 혼인관계증명서,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 등을 통해 신원을 엄격하게 검증하는 것으로 신뢰를 얻었다.
결혼을 전제로 가입하기에 회원들은 자신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듀오에 넘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넘기는 정보만큼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리라 믿기에.
더 큰 문제는 계약이 끝난 회원 30만 명의 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피해를 키운 점이다.
불현듯 내가 <듀오>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듀오는 결혼 정보 제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웨딩 사업, 교육 사업, 라이프 컨설팅도 한다.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내게 강의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냈더니 듀오의 양식에 맞춰야 한다며 여러 차례 수정을 요구했다.
짜증이 났으나 좋은 일에 참여하는 터라 묵묵히 지역 사회복지관에 가서 강의를 했다.
몇 달 후 복지관으로부터 강사료를 지급했으니 신고해야 한다면서
주민등록 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너무 너무 황당했다.
내게는 봉사 사업에 동참해 달라고 했는데 강의료를 받아서 듀오가 꿀꺽했다는 말 아닌가.
나는 당시 창업자의 인척이라는 대표에게 강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은?
“진작 말하지 왜 이제 말하느냐?”였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강의료를 주겠다, 등의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에이, 더러운 새끼, 그 돈 떼먹고 잘 살아라.’ 하고 돌아섰다.
듀오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기업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오늘 아침 지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정보 유출과 관련된 듀오의 태도가 단박에 이해되었다.
듀오는 원래 그런 회사인 것이다.
유출된 규모가 1,000명 이상이면 홈페이지에 유출 사실을 공지하고 개별 회원들에게 통지하는 것과 동시에
반드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KISA에 신고서 파일(유출 경위, 조치 결과 등 포함)을 접수해야 한다는 절차도 따르지 않았다.
정보가 유출된 사람은 총 42만 명이었다.
인지 후 72시간 이내 유출된 회원들에게 유출된 항목, 시점, 대처 방법(비밀번호 변경 등),
상담 접수처를 이메일, 문자, 전화 등으로 개별 통지해야 하는데 1년도 더 지나서 메일을 보낸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겉으로는 신뢰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30만 명이나 되는, 이미 계약이 끝난 고객의 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인은 집단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를 격려했다. 싸워서 이기라고.
그리고 생각했다. 듀오에서 당한 일을 글로 쓸 기회를 준 해커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덕분에 내가 복수 아닌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몹시 흥분한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 있었다.
사연인즉슨 아이디, 비밀번호, 이메일 주소 등 기본정보 외 신상 정보, 선택 정보 등이 유출되었기에
사고 관련 대상자에게 사고 관련 내용을 공지한다는 <듀오>의 메일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라는 특성상 이름, 연락처뿐만 아니라 혼인 경력, 직장명, 학력, 자산, 키와 몸무게 같은
민감한 신체 정보까지 유출 범위에 포함되었다며 펄펄 뛰었다.
더 황당한 건 2025년 1월 28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는데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약 42만 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조사되어
2026년 4월 정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약 11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고 나서야 유출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린 것이다.
‘결혼해 듀오’ 광고 문구가 아직 기억에 남는 건 중매쟁이가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라는 점 때문이다.
1995년 당시 <듀오>는 많은 관심을 끌었고 문전성시를 이루다시피 사람이 몰렸었다.
결혼정보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높은 인지도를 가진 듀오는
서울 강남 본사를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와 미국을 포함해 총 13개의 지사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매칭 시스템을 통해 회원의 이상형, 학력, 직업, 나이, 자산, 종교, 가치관 등
수많은 변수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1차 분류한 뒤, 커플매니저의 심층 분석을 더해 맞춤 상대를 주선하는데
가입 시 혼인관계증명서,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 등을 통해 신원을 엄격하게 검증하는 것으로 신뢰를 얻었다.
결혼을 전제로 가입하기에 회원들은 자신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듀오에 넘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넘기는 정보만큼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리라 믿기에.
더 큰 문제는 계약이 끝난 회원 30만 명의 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피해를 키운 점이다.
불현듯 내가 <듀오>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듀오는 결혼 정보 제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웨딩 사업, 교육 사업, 라이프 컨설팅도 한다.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내게 강의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냈더니 듀오의 양식에 맞춰야 한다며 여러 차례 수정을 요구했다.
짜증이 났으나 좋은 일에 참여하는 터라 묵묵히 지역 사회복지관에 가서 강의를 했다.
몇 달 후 복지관으로부터 강사료를 지급했으니 신고해야 한다면서
주민등록 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너무 너무 황당했다.
내게는 봉사 사업에 동참해 달라고 했는데 강의료를 받아서 듀오가 꿀꺽했다는 말 아닌가.
나는 당시 창업자의 인척이라는 대표에게 강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은?
“진작 말하지 왜 이제 말하느냐?”였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강의료를 주겠다, 등의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에이, 더러운 새끼, 그 돈 떼먹고 잘 살아라.’ 하고 돌아섰다.
듀오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기업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오늘 아침 지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정보 유출과 관련된 듀오의 태도가 단박에 이해되었다.
듀오는 원래 그런 회사인 것이다.
유출된 규모가 1,000명 이상이면 홈페이지에 유출 사실을 공지하고 개별 회원들에게 통지하는 것과 동시에
반드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KISA에 신고서 파일(유출 경위, 조치 결과 등 포함)을 접수해야 한다는 절차도 따르지 않았다.
정보가 유출된 사람은 총 42만 명이었다.
인지 후 72시간 이내 유출된 회원들에게 유출된 항목, 시점, 대처 방법(비밀번호 변경 등),
상담 접수처를 이메일, 문자, 전화 등으로 개별 통지해야 하는데 1년도 더 지나서 메일을 보낸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겉으로는 신뢰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30만 명이나 되는, 이미 계약이 끝난 고객의 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인은 집단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를 격려했다. 싸워서 이기라고.
그리고 생각했다. 듀오에서 당한 일을 글로 쓸 기회를 준 해커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덕분에 내가 복수 아닌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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