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에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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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방
*『에덴의 방』은 위험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욕망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인간 이전의 상태,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영역으로 밀어 넣는다.
*이 소설은 인간을 보호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이라는 개념을 해체하고, 그 밑바닥에 잠들어 있던 원형을 끌어올린다.
이 책은
김호운 작가의 장편소설 『에덴의 방』은 시간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 영혼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를 찾아가는 호세와 운희 두 남녀의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에덴의 방』은 단일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소설 속 소설’이라는 이중구조를 통해 보다 깊은 존재론적인 질문을 확장한다.
『에덴의 방』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욕망의 서사가 아니다, 이 소설에서 ‘섹스’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원형을 향해 되돌아가려는 상징적 통로로 작동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탄생과 죽음, 소멸과 재생, 분리와 합일이 반복되는 순환 구조를 서사 속에서 깊이 있게 녹여낸다. 『에덴의 방』은 욕망의 정당화가 아닌, 욕망 속에 숨겨진 ‘기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익숙한 현실에서 벗어나 낯선 차원의 존재론적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그 여정은 곧 인간 존재의 근원을 되짚는 과정이며, 잃어버린 원형으로 돌아가려는 신화적 탐색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작가는 소설 속의 소설 『섹스, 부활의 열쇠』를 통해 살아 있는 사람이 잠시 죽은 뒤 죽은 자들을 만나고 돌아오게 한다. 남녀 두 사람이 발가벗은 상태로 동시에 죽어 나란히 누워있는 현장을 조사하는 자벨 경감이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소설 속 소설’은 현세에 사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공간이다.
‘에덴의 방’을 떠나 낯선 공간에 도착한 죽은 남자와 여자는 그곳에서 플라톤,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노자, 장자를 만나 존재와 욕망, 삶과 죽음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소설은 이 장면에서 철학은 추상이 아니라 몸으로 스며드는 경험으로 재구성된다. 플라톤의 항아리, 니체의 망치, 하이데거의 손, 쇼펜하우어의 의지, 노자의 강물, 장자의 나비, 이 상징들은 남자와 여자의 몸 안으로 흘러들며, 사유와 육체, 개념과 감각의 경계를 허문다.
그 순간 남자는 선언한다. “존재는 개념이 아니라 살이다. 형이상학은 언어가 아니라 사랑이다.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사랑과 탄생의 또 다른 이름 부활이다.” 이 선언은 『에덴의 방』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사유이자, 이 소설이 도달하려는 존재론적 결론이다.
『에덴의 방』에서 섹스는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훼손되기 이전의 인간, 빛과 어둠이 나뉘기 전의 상태, 남성과 여성으로 명명되기 이전의 존재, 영혼과 영혼이 하나로 이어지는 합일을 향해 되돌아가려는 신화적이고 존재론적인 몸짓이다.
김호운의 장편소설 『에덴의 방』은 소설 속 소설이라는 다층 구조, 철학적 사유를 육체적 경험으로 전환하는 시도, 삶과 죽음·탄생과 부활의 순환 구조를 통해 현대 한국소설에서 드물게 형이상학과 서사를 결합하고 있다. 특히 철학자들의 사유를 상징적으로 체계화하는 장면은, 개념 중심의 철학을 넘어 몸으로 사유하는 문학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문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작품, 그리고 그 경계를 불편하게 넘어서는 문제작이다.
<작가의 말>
이 소설에서 섹스는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훼손되기 이전의 원형, 빛과 어둠이 나뉘기 전의 상태, 남성과 여성이 명명되기 전의 존재, 영혼과 영혼의 합일 그 상태를 향해 되돌아가려는 신화적 몸짓이다. 익숙함에서 낯섦으로 가는 열쇠다.
우리는 ‘완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욕망의 가치나 정신문화 영역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욕망 속에 숨겨진 기원을 묻고 싶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는 건 누구나 잘 알지만 아침에 눈 뜨면 보는 창문 밖 풍경들은 늘 그대로일 거라고 여긴다. 그런 풍경을 보는 ‘나’도 당연히 어제의 그 나인 줄 안다. 바뀐다. 변한다. 미세하게, 찰나 찰나에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창밖의 풍경도 어제의 그 모습이 아니며, 나도 어제의 그 나가 아니다.
이렇게 달라지는 인간의 기원이 참 궁금했다. 탄생과 임종 사이에서 우리는 물이 흘러가듯 한 줌 바람이 되어 따라간다.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어디가 끝인가. 그게 궁금했다.
장편소설 『에덴의 방』은 시간의 경계를 넘어 영혼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섹스)를 찾는 이야기다. 천지창조의 신화로 회기해야 한다. 인간의 길이 천지창조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천지창조의 공간으로 가는 열쇠가 섹스다. 인류 최초로 섹스한 아담과 이브가 에덴에서 그 길을 시작하였으며, 탄생과 임종, 그리고 재생의 부활이 이 길에서 순환한다. 그 길은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는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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