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외숙 소설창작집 『 무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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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출판 한글
정가: 15,000원
ISBN: 97889-7073-623-5-13810
작가 신외숙의 소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심리묘사에 주력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상처와 피해의식을 절제된 문장과 압축된 표현으로 전개하고 있다. 단편 ‘춘천’과 ‘미지수’는 상처로 인한 치유책을 신앙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비혼족’과 ‘노량진 갤러리’는 요즘 한창 트랜드로 떠오르는 비혼과 베이비 붐 세대의 아픔에 대해 작가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또 단편 냥이 엄마에서는 동물사랑을 통한 인간애를 강조하고 있다.
진정한 평안과 가치관에 대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상대적 약자에 대한 연민과 역지사지를 주장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의 소설은 내밀한 심리묘사를 통한 진실게임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등단 25년 차인 작가는 등단 이후 2편의 장편과 160편의 중 단편, 시나리오 모음집을 창작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내는 소설 창작집 무인텔은 작가의 23번째 저서로 냥이 엄마등 단편 9편을 수록하고 있다.
목 차
7………무인텔
37…… 춘천에서
66…… 매너리즘
96…… 냥이 엄마
123……비혼족
149……장마철에 여행 떠나기
183……경유지
211……노량진 갤러리
247……미지수
272……평론
274……작가의 말
작가의 말
바야흐로 AI(인공 지능)시대다.
현재 AI는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모든 직업군을 잠식하며 확산돼 가고 있다. 인공지능에는 쳇봇과 로봇 스피커 바둑판 지게차 반도체 등이 있는데 요즘 관심을 끄는 건 쳇봇 gpt이다. 묻고 답하는 쳇봇은 프롬프트를 생성하며 인간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
대화의 계층구조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쳇봇은 어떤 질문에도 즉시로 대답을 내놓는다. 쳇봇은 매우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그가 내놓는 대답이 전부 진실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통계에 의한 짜맞춘 답을 인공지능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일종의 알고리즘으로 잘못된 오답과 획일화 된 사고의 변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쳇봇은 자칫하면 사고의 획일화와 사고 기능의 최소화로 분별력과 지정의에 대한 판단기준마저 흐릴 수 있다. 의견을 기기에 의존함으로 기억력의 저하와 생각하는 기능을 떨어뜨려 치매가 유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기기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신적 영역인 예술분야마저 인공지능이 잠식해 갈 예정이라고 한다. 어느 문예지에선가 AI가 쓴 시(詩)가 당선작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다고 해 깜짝 놀랐었다. 뿐인가, 앞으로는 소설 시나리오 작곡 분야까지 AI가 활동 영역을 넓혀갈 거라고 한다.
종교적인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에서 하는 목사의 설교나 절에서 승려가 하는 설법도 AI가 대신해 줄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기막힌 현실이다.
평생을 예술 하나에 의지하고 살아온 예술인들에겐 이보다 더 큰 위기상황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AI가 판치는 예술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질은 나날이 떨어질 것이고 예술인들은 손 놓고 방관자세만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AI와 창조적 능력을 놓고 경쟁을 하든가.
안 그래도 인터넷 스마트폰의 범람으로 독자 수가 급감한 문학계는 가진 자들만이 공유하는 친목단체로 변형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평생을 예술을 업(業)으로 살아온 예술인들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는 일.
봄의 서곡을 알리던 어느 날 부여를 찾았다. 노교수님의 시 창작 교실을 찾아 오랜만에 강의를 들었다. 아직도 시(詩)를 사모(思慕)하는 지망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대부분 노년층이었지만 열심히 시를 창작하고 발표하는 모습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돈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돈이 들어가는 문학활동을 범인(凡人)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동아리 수준으로 전락한 문학단체는 어딜 가나 경로당을 방불케 한다. 요즘 어떤 젊은이가 소설을 직업으로 가지려 하겠는가. 육십 평생을 소설 하나에 의지하고 살아온 나는 닥친 현실을 수긍하면서도 가슴이 아릴 때가 많다. 연인이자 친구이자 도피처였던 소설이 언제까지 나를 지켜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소설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비현실 속을 살아간다. 여전히 상상의 세계 속에 안주하려 하고 컴퓨터 앞을 못 떠나고 있다. 쳇봇을 이기고 말겠다는 이상한 다짐을 하면서.
남들은 노후대책과 재테크에 열 올리는 동안, 나는 여전히 비현실에 빠져 툭하면 여행을 떠나고 나만의 예술 지상주의를 외치고 있다. 소설은 언제까지나 나의 연인이고 친구이고 가족이다.
이번에 내는 단편 창작집 무인텔은 내 23번째 저서이다. 알바를 뛰면서 얻은 지식과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로 9편의 단편을 엮어 보았다. 쓰다 보니 내용이 거의 비슷한 게 많은 것 같아 불만스럽기만 하다. 책은 낼 때마다 조심스럽고 성취감보다는 걱정부터 앞선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내 책을 읽어줄지 궁금하다. 하지만 에벤에셀 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긍정적 기대를 해본다. 또 등단 이전부터 나의 문학 인생을 도와주시고 출판을 기획해 주신 도서출판 한글의 동화작가 심혁창님께도 깊은 감사의 절을 올린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지나는가 싶더니 중국 황사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봄꽃을 시샘하는 황사가 속히 물러가고 독자들의 삶속에 늘 형통의 축복이 임하길 기도하며.
작가 신외숙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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