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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홍 연작소설 『누구십니까』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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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소설가협회
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4-05-14 13:3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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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삶을 살아온 부모세대에게 바치는 헌사,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우선적인 의미이다!

 

 

판형 135/195, 210

가격 13,000

ISBN 9791192828121*03810

발행일 2023331

도서출판 도화

 

 이 소설은

부산의 바다를 보면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전미홍 작가가 펴낸 두 번째 작품집으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모은 연작소설이다. 한 여인과 그의 남편 이야기를 가족들의 다층적인 시점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는 이 소설은 연작소설임에도 각각 하나의 독립된 작품들로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소설에는 어느 정도 자전적 요소가 들어있지만 슬픔에는 침윤되어 있지 않다. 울분과 분노, 고통과 눈물의 수식이나 감정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로 장애인(꼽추) 여인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를 단순하게 1인칭 단수가 아닌 가족이라는 복수의 화자로 끌어가면서 감정의 과잉 표현이나 주관적 표현 없이 인간세계의 현실을 객관성에 입각하여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삶의 굴곡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온 부모세대에게 바치는 헌사,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우선적인 의미일 것이다.

응시는 이 연작소설 전체를 외피처럼 둘러싼 작품으로 화자인 M이 아트페어에 전시할 작품을 , , , , , , ()’의 모티브로 작업을 하는 이야기이다. 이 연작소설에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그것은 M이 이성과 비이성, 실재와 환상, 의식과 무의식, 자기와 타인 사이, 그 경계의 흔적을 뭉개버린 공간을 캔버스에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서사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도 인과의 개연성을 바탕으로 세심한 부분의 사실성을 고려하면서 진행되어 오다가 문득 화자가 자신이 처해 있는 곳을 집중해 들여다보는 순간의 강렬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있다. 마치 M이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모티브처럼.

그녀에서의 화자는 숨기고 드러내지 않고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린 꼽추 엄마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 기억의 시공간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고통의 근원, 원망의 근원, 죄의식의 근원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데, 그것이 없다면 현재의 자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임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아가신 후 오랫동안 잊었다고 믿었던 엄마가 하반신이 마비되고 실명해 방안을 기어 다니면서도, 혈액이 돌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하기 직전까지도, 친척이나 지인들의 안부를 묻고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스스로 잊히지 않은 것은 이렇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표제작 누구십니까는 아내를 잃은 후 의욕상실에 시달리면서 딸을 몰라보는 섬망 증세에 시달리는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이 남자는 꼽추 여자의 남편이다. 화자인 딸의 진지하고 차분한 서술과 정신과에 다니는 아버지의 진정성 있는 고백이 어우러져 한 인간이 현실적 맥락을 이탈해 무너져 내리는 현장을 정교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음의 자리로 되돌아가 누구십니까?’하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

아들아, 춤을 춰보아라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호소이다. 화자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과 아내가 받은 진짜 상처가 무엇이고, 어떤 외로움과 어떤 그리움이 그들을 괴롭혔던 것인지, 욕망의 얼굴과 그로 인한 유실과 망각을 돌아보고 그 고통의 질감을 다시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엄살과 변명의 진심까지 살펴보게 만들어 상처와 고통을 섣불리 확정지어 인식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식이 곤란한 자리를 우리들에게 떠맡겨 우리가 그 상처와 고통을 경험하게 만든다.

5분 전의 화자는 아내를 잃은 후 의욕상실에 시달리면서 딸을 몰라보는 섬망 증세에 시달리는 남자를 장인으로 모시고 살았던 사위 익도이다. 무용수인 아들이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희귀난치병에 걸리고, 장인 장례식을 치른 후 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익도의 현재를 작가는 유머스러울 만큼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간파력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작품이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꼽추 할머니의 손녀가 화자인 할머니는 코끼리를 탄다는 별종의 한 세계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서사가 독특하다. ‘명상센터, 진짜 주인, 코끼리와 할머니, 죽음의 유무, 인식의 전환, 선정삼매로 짜여진 상상력은 현실감의 통제를 벗어난 세계를 떠돌면서도 이야기는 계시적이다. 그것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상상력의 두께를 키우고 있다. 할머니와 코끼리의 상황적 인과성을 현실감으로 채우지 않고 비유나 상징으로 표현해 세상에 붙박인 세상이 흔들리고 경계는 무너지고 풍경은 모호해진다. 그것은 발을 디딘 현실도 아니고 또 다른 세계도 아닌 어떤 공간이다. 그곳은 선정삼매에서 오는 기이하고 폭발적인 활력으로 인해 뻥 뚫린 공백 같은 곳으로 탈바꿈하는데, 이 모든 중심에는 화자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외할머니의 기억이 존재한다.

전미홍 작가의 연작소설 누구십니까의 세계가 설득력을 얻는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방이 막힌 세계를 사실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파고들어 탐색의 깊이와 타당성을 얻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거나,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어둠이거나 벽이거나 하는 조건들의 가시화로 한 여인의 삶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가족들의 각기 다르면서도 복합적인 시선은 분위기나 사건을 순식간에 현장감 있게 살려내고, 그녀를 둘러싼 파편으로 존재하던 장면들을 한데 모으는 내적인 동력으로도 작용한다. 그래서 마침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소설을 그녀에 얽힌 온전한 하나의 서사로 기억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은 탁월하다.

인간은 고통을 외면하고 상처를 잊기 위해, 평온한 일상을 맞이하기 위해 비밀이나 외면으로 타인과 자기를 다독인다. 그러나 결국에는 내가 그것들을 찾아 나서거나 그것이 내 눈앞으로 되돌아온다. 소설 누구십니까의 화자들은 고통과 상처에 특히 예민한 성격이어서 지난 고통과 상처의 근원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그런 것에 둔감 하려 했기에 오랫동안 견뎌온 것이다. 행동의 역설인 것이다. 전미홍 작가는 유난히 힘겨운 시대를 견뎌온 부모세대의 고통과 상처가 무의식이나 의식의 깊은 곳에 은폐되었다가 의식 밖으로 끄집어져 나올 때 더욱 커지는 아픔을 연작소설 누구십니까를 통해 성실하고도 값지게 증언하고 있다.

 

목차

응시 / 7

그녀 / 39

누구십니까 / 69

아들아, 춤을 춰봐라 / 99

5분 전 / 127

할머니는 코끼리를 탄다 / 157

 

발문_멀어지는 출구통로, 아득한 사람살이 / 김원우 / 189

 

작가의 말

 

 

본문 속으로

M은 삶과 죽음, 그 이면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것들은 언제나 양면성을 띠고 있었다. 누군가가, 혹은 어떤 것이 잘 되고 성취된다는 건 누군가의, 혹은 어떤 것의 희생과 실패를 의미했다. 누군가의 부는 다른 누군가의 궁핍을 낳았고, 특별한 친밀감을 가진 이들이 있으면 반드시 소외된 누군가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무리 속에서는 더욱 빈번하게 그런 일들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노라 여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돌처럼, 타인들에게만 그 존재성이 비춰졌을 뿐, 정작 그녀 자신은 스스로를 인식하길 끊임없이 경계하며 일생을 살았다. 그 사실을 M은 이제야 깨닫는다. 어머니 삶의 궤적을 둘러보고서야. 그녀를 딱딱한 오동나무 관 속에다 유폐시킨 지 십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어쩌면 지금쯤 어머니는 다른 세상에서 점 너머의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하루하루를 돌처럼 살아가면서. M은 만일 그곳에서 얀과 자신이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세 사람의 관계가 안정적인 정삼각형 구도를 이룰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아마도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리라. 그곳에서의 어머니는 그걸 전혀 원치 않을는지도 몰랐다. 자신이 살아온 날들과 정반대의 삶을 꿈꾸고 있을는지도. 외다리가 된 얀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붙여 변해갔듯이. (응시중에서)

 

그 말이 옳을는지도 몰랐다. 만일 어머니가 장애인이 아니었더라면 규원은 그 작가의 기발하고 풍부한 상상력에 압도당해, 그들처럼 그 작가의 작품을 변함없이 예찬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원은 그들 앞에서 어머니를 밝힐 수 있어야 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어머니야말로 작가가 그처럼 흉측하게 처단하고 싶어한 바로 그 꼽추라고.

규원은 난생처음으로 어머니를 숨겼다. 어머니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어머니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렸다. 언제부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당당함의 근원인 어머니를 상실해버렸던 것이다. 또한 작가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장애인의 신체적 결함을 악으로 상징화시켜,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인 쪽으로 고착시켰다.

규원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 잔인한 상상력이 창작에 동원되어야 하는지를. 그들이 한 번만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단 한 번만이라도 그녀를 만나봤더라면 절대로 그런 묘사를 쓰지 않았을 텐데, 라고 한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녀중에서)

 

넌 장례를 치르면서 문득 깨달아.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네가 그에게서 받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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