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단편소설집 『사랑에 관한 6가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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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이야기 하는 6편의 단편 소설
판형 152 * 225 mm, 146쪽, 양장본
가격 30,500원
ISBN 9788924106688
발행일 2023년 3월 3일
도서출판 퍼플
목차
사랑에 관한 6가지 단상
1. 아버지, 그리고
2. 화장
3. 꽃
4. 회전목마
5. 1+1
6. 너에게
서평
이란 작가의 소설 ‘사랑에 관한 6가지 단상’의 첫 느낌은 순백의 첫사랑이다. 하얀색 양장표지에 사랑이란 단어가 담백하고 덤덤하게 쓰여있다. 목차도 표지와 비슷한 느낌을 전달한다.
‘아버지 그리고, 화장, 꽃, 회전목마, 1+1, 너에게’라는 6개의 목차는 격정적이거나 복잡다단하기보다 간결하고 서정적인 6가지 사랑이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사랑. 그 얼마나 흔한 단어인가. 순백의 첫사랑, 서정적인 사랑은 사십 중후반의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빛바랜 기억 속 어딘가에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때는 진지하고 중요했으나 지금은 그저 그럴법한 이야기들일 수도 있다.
책 표지와 목차에서 예상된 스토리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진다.
담백하고 간결한 문장들이 복잡다단한 6가지 사랑을 지나가는 인간의 미세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어느새 책에 푹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 주인공이 되어 여러 사랑의 감정들에 동화된다.
따옴표조차 없는 문장은 마치 시를 읽는 듯한 서정적 느낌을 전달한다. 그러나, 세밀하고 밀도 있게 전달되는 다양한 감정들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긴장감이 유지된다. 간결함 속에 복잡함을 품고 있어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보듯 각각의 사랑 이야기에 깊숙이 몰입하게 한다. 이 절묘한 조화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6가지 사랑의 단상은 어떠한가. 처절하고 슬프고 잔인하기도 한 지극히 현실적이고 복잡다단한 사랑들이 담백한 문장으로 소개된다.
‘아버지, 그리고’는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를 증오하던 남자가 결코 순수한 사랑으로만 진행되지 않는 현실을 겪고 복잡한 감정들을 마주하며 다시 아버지가 되어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화장’은 욕망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여배우의 사랑 이야기다.
‘꽃’은 더 가치 있는 인간이 되고자 고독한 환경으로 떠나는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다.
‘회전목마’는 모든 것을 가진 남자의 스토커적 사랑 이야기다.
‘1+1’은 아이돌이 되어가는 남학생의 방문학습지 교사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너에게’는 외적 조건은 완벽하나 깊은 심적 허전함을 가진 남자의 사랑 이야기다.
6가지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은 각자의 불완전함에서 비롯된다. 왜곡된 가정환경, 지독한 가난, 욕망, 슬픔, 원망의 감정들이 사랑의 감정과 뒤섞여 각자의 사랑이 진행된다. 그 사랑은 자주 엇갈리고 난해하다. 그러나, 무수한 순간들과 복잡한 감정들이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하여 각 사랑의 주인공은 성장한다.
사랑은 결코 흔하지 않음을, 아니 결코 흔할 수 없음을, 각각의 인간이 품은 우주가 다른 만큼 수만 가지의 사랑은 독특함이 숨겨져 있음을, 그리하여 사랑은 결코 흔한 단어가 아니며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임을 6가지 소설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애증의 관계였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 욕망의 한 가운데 선 여성의 사랑, 스토커의 사랑.
다양한 사랑의 모습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모습과 그러한 삶의 방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감정이 배어있다.
낯선 사랑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거 미처 해석하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순간의 감정들이 교차하고 주인공들과 함께 해방되고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하여 치열한 삶 속 외면되었던 사랑이란 이름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고 삶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설 속 문장들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다 알 수는 없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해도 상대는 나를 나와 같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내 마음속 어딘가 닿아있는 상대를 그리워한다. 어둠이 빛을 갈망하듯이.
짜라투스트라는 예수를 닮았어요. 니체가 형상화하고자 초인의 모습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자아에요. 신처럼 이미 완벽한 존재가 아니에요. 무수한 고통과 시련 속에서 더 완전한 존재가 되어가요」
깨끗하고 아름다운 문장과 강력한 흡인력의 소설은 오랜만이다. 이러한 소설을 통해 현실을 벗어난 몰입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스스로가 정화되는 선물을 받는다. 이란 작가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케이특허 대표 변리사 이소정
작가 소개
장성희(필명: 이란)
소설가, IP프리랜서 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10월 시대문학 가을호 소설<옥탑방> 시대문학사 등단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대학원 기계IT융합공학과 석사 재학 중이며, 2023년 <사랑에 관한 6가지 단상> 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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