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박준식) 장편소설 『살아있는 전설-무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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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박준식) 장편소설
살아 있는 전설 무녀巫女편》
신국판 275P 정가 15,000원 (신아출판사)
머리말
인간이 태어나서 최초로 느끼는 것이 공포라고 한다.우리에게 탄생을 알려주는 신생아의 첫울음,그것이 사실은 갑자기 바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恐怖)때문에 터져 나오는 울음이라는 것이다.그렇다면 공포는 우리의 출생과 함께 시작되어서 끊임없이 따라다니며 놀라게 하고 위협을 주고,그러다 끝내는 가장 무서운 공포인 죽음의 세계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포의 끝은 죽음이다.그리고 그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모든 생명체는 죽는다는 전제 조건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런데 그렇게,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죽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음의 세계,영계(靈界)에 관해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죽음의 세계나 영혼에 대해서 말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며 비웃거나 문화 수준이 낮은 사람 취급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렇게 비웃던 그도 캄캄한 밤,아무도 살지 않는 허물어진 흉가에 허연 물체가 나타났다가 휙!하고 사라지거나,상여가 있는 곳집에서 여자의 가냘픈 울음소리가 들리면 그것을‘짐승일 뿐’이라고 이성적으로 인식하기에 앞서 오싹하는 소름과 함께‘귀신?’하며 두려움 먼저 갖는다.
왜 그럴까?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사후의 세계나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영적 현상에 대한 두려움 먼저 갖는 것은,그것은 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나는,인간의 능력이나 현대의학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하고 괴기한 사건과 질병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우리로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어두운 세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무한한 사고(思考)의 능력인 정신이 있다.그 정신을 우리가 죽은 뒤에는 영혼이라고 말한다.그런데 그 영혼은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나의 육신이 죽었다고 해서 내 정신도 죽는다고 할 수는 없다.살아 있을 때의 언약이나 유언이 죽었다고 무효가 되지 않는 것과 같다.그렇다면 나의 정신,그 영혼은 내가 죽으면 정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소설은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다.육신이 죽었을 때 영혼의 움직임과 우리의 선조들은 불가사의한 사건이나 질병,그리고 공포를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하며 오늘날까지 수 천 년 동안 맥을 이어 내려왔는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샤머니즘은 어느 나라 어느 부족에나 다 있다.그런데도 우리는 한때,우리 선조들이 수천 년 동안 계승해온 샤머니즘을 허황한 미신이라고 치부하며 배척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샤머니즘이나 무속은 사라질 수가 없다.우리에게는 정신세계가 있기 때문이다.지금도 우리는 집을 짓거나 개업하거나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점을 보러 가거나 고사를 지내거나 무당을 찾는 게 사실이다.안방에 걸려 있는 달력에는 이사 가면 좋은 날과 나쁜 날이 분명히 적혀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이 계승되고 무속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그리고 지방마다 제각각인 굿의 이론과 의식(儀式)을 하나의 기준으로 만들어놓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다듬으려고도 노력했다.따라서 이 소설은 무속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우리 무속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이나 학계에 참고 자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현대 정서에 어울리는 새로운 굿 행사의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 박 순
주요 등장인물
소희 : 악령에 씐 소녀
석현 : 소희의 아빠
숙경 : 악을 출산한 소희의 새엄마
원효 : 심령학자 · 최면술사
혜천선사 : 퇴마사(무녀)
선천 : 박수무당(혜천선사의 수제자)
그 외 : 내과 의사 · 신경정신과 의사 · 산부인과 의사 · 화랑이 패들
표지 설명: 1,300년 된 와편(瓦片, 출토, 고달사지(高達寺址))
고달사지는 764년(경덕왕 23)에 창건된 신라 시대의 ‘고달사’ 절터이다. 국보 4호와 많은 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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