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소설집 『셰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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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출판사: 얘기꾼
정가: 15,000원
원래대로, 제자리에, 원상복귀
얼마나 산뜻한 언어들인가
양희는 마음이 아플 때마다 가슴에 안티푸라민을 바른다. 엄마를 언니라고 불러야 하는 운명을 깨닫고부터다. 아침밥을 나눠 먹는 길고양이에게서조차도 한 걸음의 간격이 있다. 유효기간을 넘긴 도시락을 얻어가기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셰어하우스의 스텝을 하며 월세를 아끼고, 낮에는 웹툰을 그리며 작가의 꿈을 꾸는 양희. 이러한 부정적 삶의 조건이 웹툰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어둠이 예술로 승화해 빛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의 삶은 불안하다. 앞일을 예측할 수 없고 명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실패와 아픔을 끌어안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존엄한 존재다. 그런 삶의 의지야말로 인간이 위대한 이유다. 그 어느 때보다 비관과 냉소주의가 현시대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7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이 시대의 청장년들이다. 그들이 머무는 물리적 공간은 비좁다. 그러나 그 속에서 견디는 삶을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갈등하고 투쟁하면서 자아를 찾아간다.
작가의 말
이 기록에는 고단한 세상살이가 들어있다. 각자 지고 가는 땅 위의 삶은 정말 녹록하지 않다. 외롭고, 주눅 들고, 부끄럽고, 노엽고, 지치고…,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명료하지 않고 쉽게 설명할 수도 없는 그런 감정들을 언어로 그려내고 싶었다. 민수, 영혜, 양희, 나장군과 김준, 장헌수와 정한수, 신 과장, 인옥, 연주, 기영…. 소설 속 주인공들과 오랫동안 만나면서 연민하고 사랑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나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삶이 고단하고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만 벽 뒤에 숨어 있지만은 않는다. 숨을 가다듬고 한 걸음씩 세상 밖으로 나아간다. 이 땅 어딘가에 살고 있을 또 다른 주인공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길 희망한다.
작가 정보
2015년 ≪불교문예≫에 단편동화「은행과 해우소」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한국소설≫에 단편소설 「셰어하우스」로 신인상을, 2020년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단편소설 「6번 국도」로 은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 여행에세이 『힐링로드77선』,『오늘은 태안』,『오늘은 태백』,『2022신예작가』등의 공저와 장편 불교 동화 『왕 중의 왕』이 있다.
추천사
김태정의 작품은 빈틈이 없다. 주제, 구성, 문장 등 소설의 3재 기능이 완벽하게 짜여 차라리 뻑적지근 무겁다. 틈새 없이 직조된 문장 묘사가 압권이고, 글감의 치밀한 취재와 삭힘으로 어설픔이 없다. 사회문제로 봉착되는 흔치 않은 소재들을 과감하게 다루었다. C컵이 아닌 빈 뜰 가슴, 그 깊숙이에 난자된 증오로 복수를 감행하지만, 또 다른 상처를 빚음에 아파하는⌜셰어하우스⌟, 버려진 일곱 살 사생아의 혼미한 삶이 부조된 ⌜6번 국도⌟, 탈북녀의 현실과 젊은 여성들의 동거, 아파트 생활지원센터의 비리와 흑막 등 7편 전편마다 심혈을 기울인 저자의 노력이 선명하다.
김지연(한국소설가협회명예이사장)
목차
6번 국도 007
상상적 풍경 045
손님 083
셰어하우스 121
행복한 여자 163
동지들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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