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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지 소설집 『뚜언의 얼음』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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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소설가협회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4-05-14 13:2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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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140/210, 260쪽 가격 15,000원 ISBN 9791192828084*03810 발행일 2023210일 도서출판 도화

 

이 소설은

안명지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어떠한 꿈이나 기대도 없이 갈 곳 없는 삭막한 공간에 내던져진 인물들의 삶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따스함이나 아늑한 평온과는 거리가 먼 그들의 삶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이라는 삶의 중심에서 멀리 튕겨 나간 인생으로 외로운 고독과 무거운 피로의 더께가 쌓인 공간이다. 남편이 부재하거나, 집을 나오거나, 고아이거나 하는 인물들은 가난과 적막한 고독이 만연한 일상의 공간에서 아무런 기대나 기약 없이 살고 있다.

과녁의 폐휴지를 줍은 여인과 무명 시인, 결혼할 나이가 지나도록 혼자 살면서 간암 말기의 오빠를 지켜보아야 하는 설해목의 여자, 철로 너머의 수평선을 보다의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자매, 우이령의 우이동 노숙자들과 기인들, 카타(chatah)에 관한 이론의 여자와 동서, 뚜언의 얼음뚜언과 재희, 호루라기 소리의 나와 호루라기를 부는 아이, 파란 고무신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자. 이들은 모두 피로와 상실감에 찌든 삶 속에서 존재 소멸의 공포를 느끼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려는 안간힘을 보여준다.

과녁은 자신의 집을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로 가득 채운 폐지 줍은 여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폐지 줍은 여자와 무명 시인을 비롯한 각기 다른 고단한 개체의 삶이 서로 공명하여 만들어내는 주변부적인 인생의 상호 공감을 찾아가는 서사이다. 잘못 당겨진 과녁 같은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여자의 의지가 잔잔하면서도 선명한 리얼리티를 발산하고 있다.

설해목은 폭설이 내리는 날 솔밭공원을 찾아가는 여인의 심리가 돋보이는 이 소설로 서사 차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나타나는 육체의 문제(간암말기 오빠)로 일깨워지는 인간적인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평소의 신념이 균열되는 지점을 고통스럽게 성찰하고 있다.

철로 너미의 수평선을 보다는 어느 한구석 닮은 곳이 없는 자매의 이야기이다. ‘사람의 마음을 헛짚어 손해를 보는 나에 비해, 언니는 남에게 빈틈의 여지를 주지 않는 야무진 여자이다. 힘들게 가게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두 번 쉬는 것도 호사인 동생과 검소라는 말이 사치일 만큼 저축을 하면서 재산을 조금씩 불려 중산층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언니는 동생이 모든 것이 대조적이다. 자매는 그렇게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면서도 결코 자기 폐쇄적이지 않다. 비록 소박하기는 하지만 타인이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공감에의 의지를 동반한다. 그래서 언니의 집을 나온 동생의 눈에 철로가 하나로 보이는 것이다.

우이령은 우이동의 한 공원에서 살아가는 노숙자들과 기인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아침은 도선사, 점심은 봉화사, 저녁은 다시 도선사에서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우이동에서 주변부적인 삶을 사는 인물들은 여전히 궁핍하고 고독을 숙명처럼 떠안고 있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꿋꿋하고 태연하다. 그로부터 나오는 상대적인 거리에 힘입어 소설은 비정한 세상에 짓눌린 외롭고 슬픈 인물의 삶을 이야기하는데도 역설적으로 경쾌하게 읽힌다. 슬픔을 간접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담백하게 받아넘겨 딛고 가는 특유의 어법은 인물들에게 독특한 개성적인 질감을 부여한다.

카타(chatah)에 관한 이론은 함께 살던 시어머니를 목 졸라 죽이려 했던 여자의 심리와 공포를 심도 깊이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비탈진 곳에 뿌리를 내린 우람한 소나무에서 그네를 타듯 매달린 사람이 흔들거리고 있었고’ ‘다만, 동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자신의 손이 시어머니의 목을 죄고 있었고, 숨을 헐떡이는 시어머니의 눈이 늙은 호박 같은 누런색을 띠고 있었다는 것밖엔등과 같은 묘사가 작품 곳곳에 이미지의 형태와 의미를 달리하여 흩어져 있다. 이 같은 이미지들이 여자의 고독과 고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면서 소설 전체에 여자의 감정을 느낌표로 새겨넣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뚜언의 얼음은 외국인 노동자와 그와 동거한 한국인 여자의 이야기이다. 제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 이주노동자 뚜언의 삶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빈곤과 차별을 대책 없이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뚜언의 생존 공포가 만들어 내는 자기보존을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과, 한국인이면서도 고아라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고 난소암 말기에 걸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재희의 모습은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주변부적인 인물들의 충실한 상황 보고서로도 읽힌다.

호루라기 소리는 산에서 살다가 내려와 사우나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 사내의 삶을 다룬다. 이 소설의 화자는 희망 없는, 희망을 가질 수 없는, 그래서 희망을 가지기를 포기하는 삶이다. 혼자이고, 그나마 있는 가족은 별 의미가 없다. 그처럼 사회에서 홀로 소외된 그의 고독은 육체 깊숙이 새겨진다. 그래서 도망치듯이 산속으로 숨어들지만 그가 앓고 있는 절망과 고독의 밀도는 대책이 없다. 산이라는 정적인 프레임과 사우나의 화자 서술이 흥미롭게 구조화되어 절묘하다. 화자가 지닌 밖으로 곧 터져 나올 것 같은 절망과 그것을 억눌러 깊숙이 가라앉히려는 안간힘이 갈등하면서 만들어 내는 조용하고도 격렬한 내면의 긴장이 시종일관 작품을 압도하고 있다. 그 내면의 긴장을 풀어내는 호루라기 소리의 상징은 울림이 깊고도 크다.

파란 고무신은 삶의 고난을 겪는 중년의 여자가 고향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 여정이 예사롭지 않다. 여자에게 귀향은 더이상 견디기 힘든 고독한 현실과 자아의 절망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재확인하는 행위이다. 그 행위를 통해 역설적으로 냉혹한 세상에 지지 않고 맞서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확인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 소설은 과도한 자기연민 없이, 감미로운 동정이나 환상도 없이, 어떠한 수동적인 정념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존재 소멸의 공포를 이기며 비정한 세상을 견뎌내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충분히 읽히는 소설이다.

안명지 작가의 소설집 ????뚜언의 얼음????은 이처럼 주변부적인 삶을 사는 인물들이 자신의 운명적 조건에 묶여 있는 자아의 결여와 무력에 대한 자각이 역설적이게도 자아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더욱 집요하고도 철저한 탐구의 가능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안명지 작가가 주변부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감당하는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 멋대로 의미나 가치를 덧씌우지 않고, 작의적인 규범이나 권위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멋진 명분이나 환상도 만들지 않고, 불필요한 감정의 과도한 표현도 없이 자기 자신이 정해놓은 인생에 대한 선함을 기준 삼아 담담하게 서사를 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뚜언의 얼음은 우리가 꼭 읽어보아야 할 소설이다.

 

목차

작가의 말

 

과녁 / 11

설해목 / 41

철로 너머의 수평선을 보다 / 69

우이령 / 95

카타(chatah)에 관한 이론(異論) / 123

뚜언의 얼음 / 151

호루라기 소리 / 181

파란 고무신 / 209

 

해설

주변부적인 삶의 비정한 현실과 자아 _ 김성달 / 233

 

본문 속으로

그녀가 울먹이자 딸이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딸의 따뜻한 체온과 팔딱이는 심장소리가 정중하게, 부드럽게 그녀를 대하던 시인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불러들였다. 그녀 자신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시인을 떠올리자 요동치던 그녀 마음이 봄눈 녹듯 사그라들었다. 이내 시인이 내밀던 과녁판이 어른거렸다. 그러자 과녁을 비켜 꽂혔던 화살이 그녀가 잘못 쏜 화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폐품을 주웠던 일이 자식보다 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었느냐고, 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그녀 가슴이 자신을 향해 소리쳤다. (과녁)


추천의 글

뚜언의 얼음은 우리 사회의 주변부적인 삶을 교란하는 떨쳐버릴 수 없는 운명이나 숙명 같은 실체와 그것을 그 자체로 포용하는 소극적 윤리에 대한 치열한 반성적 감각을 요구하고 있다. 안명지 작가는 그 요구를 안이하게 넘겨버리지 않고 깊이 있는 시선과 개성적인 독자성으로 우리 사회의 주변부적인 삶의 그늘을 치열하게 응시하고 있으며, 어느 순간 그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시대 현실의 진실을 읽어내고 있다.

-해설 중에서(김성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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