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 장편소설 『언제든지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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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월 10일 면수 188쪽| 값 13,500원|ISBN 979-11-92085-87-6 43810
▶ 책소개
2018년과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문서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소설집에 수록된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가」나 표제작인 「핀셋과 물고기」에서는 공격적 수비에는 재능이 없는 인물군이 일종의 대립소로서 함께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수비적 공격자라고 불러볼 수 있을까. 공격적 수비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당한 만큼 상대에게 되갚는 적극적 공격성을 함의하는 것이라면, 수비적 공격은 폭력에 대한 맹렬한 증오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이를 감히 상대를 향해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향해 굴절시키는 지극히 수동적인 공격성을 내포한다. 양 방식 모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일 것이나, 치명적인 공격성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이는 근본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것이다.
표제작인 「핀셋과 물고기」는 이러한 두 충동의 어긋남과 겹침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유주와 소정은 남성에 의한 폭력 피해 여성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많은 유사성을 공유한다. 이들은 비슷한 나이에 하필이면 같은 빌라에 살며, 우연히도 모두 귀를 다쳐 같은 병원을 다닌다. 차이가 있다면 유주는 데이트폭력을 일삼던 전 남친의 환청에 시달린다는 것이고, 소정은 학교 선배로부터 극심한 폭행을 당한 이후 심리적 외상이 치유되지 않아 자신이 정말 회복된 게 맞는지 확인하고픈 강박에 시달린다는 정도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심리와 직결되는 객관적 상관물 역시 달라지는데 유주는 핀셋에, 소정은 물고기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된다.
▶ 목차
누가 불의 게임을 하는가
레이나의 새
핀셋과 물고기
태연한 밤
우리들의 두번째 롬복
흙새
우리는 손가락을 모르지
새들의 목욕
해설 | 유기적 체질과 슬픔의 승계 | 이철주(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 추천글
여기 여자들이 있다. 불속에 뛰어들고 싶은 용기를 꿈꾸는 여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치골에 새를 그려 넣은 여자, 주머니에 넣어둔 핀셋을 쥐어야만 안심이 되는 여자와 한겨울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낯선 집의 벨을 누르는 여자. 남편에게 손목이 묶여 상자에 갇힌 여자와 희망과 믿음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여자. 삶의 이면을 묵묵히 주시하는 여자들과 생의 이율배반을 꼿꼿하게 목도하는 여자들. 그런데 이 여자들, 하나같이 태연하다.
여자들은 성내지 않는다. 흥분하지 않는다. 함부로 미워하거나 함부로 울지도 않는다. 태연한 여자들은 그저 낮은 목소리로 되물을 뿐이다. 생이란 원래 이런 것이 아니었느냐고, 인생이란 무릇 그런 것이 아니었느냐고. 그 질문이 허무나 비애로 전락하지 않는 까닭은 작가의 세계관이 웅숭깊은 인간애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신이 천연덕스럽게 숨기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진실은 아니겠느냐는 의심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여덟 편의 소설을 읽어야겠다. 그것이 작가의 소설에 귀 기울이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 김이설 (소설가)
▶ 저자 소개 | 문서정
부산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자랐다. 영남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일했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수필이, 2015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밤의 소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가 있다. 공동소설집으로 『나, 거기 살아』, 『여행시절』, 『당신의 가장 중심』, 『작은 것들』 이 있다.
에스콰이어몽블랑문학상 대상, 천강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과 2022년에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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