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소설 개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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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전쟁
이 소설은
도화출판사 중편소설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정수남 소설가의 중편 『개들의 전쟁』을 엮었다. 그동안 실향과 분단에 대한 체험과 폭넓은 사유를 바탕으로 현실비판 소설을 발표해 온 뛰어난 리얼리스트의 문체 미학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남자가 아파트 위층에서 시도때도 없이 짖어대는 개를 상대로 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풍자와 아이러니의 색채가 짙다. ‘개들의 전쟁’이라는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오늘날 공동체는 무엇이고, 도덕과 비도덕의 분별 근거가 무엇인가를 끈덕지게 묻고 있는 소설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개와의 전쟁’이 아니라 ‘개들의 전쟁’으로 풍자 혹은 아이러니화 한다. 그러니까 인간이 개가 되어 벌이는 전쟁이다.
이 소설의 진정한 주제는 단순히 더불어 살아가는 직장이나 주거의 공동체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고통받는 타인과 고통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는 데에 있다. 그 역설은 문득 자기반성의 계기를 싹트게 만드는데, 그러나 모처럼 싹트는 자기반성은 인간이면 나타나는 이기심과 갈등한다. 반성을 비집고 또 다른 이기심이 마음속에 맹렬한 기세로 반발하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는 여간 불안하지 않다. 소설은 그 지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파고든다.
이 소설에서 ‘개’와 ‘전쟁’이 상징하는 것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도 닮아있다. 그것은 억압 또는 공포이면서도 삶의 순간적인 현시이기도 하다. 삶이란 것은 원초적으로 원래 있었던 것으로 상정되어야 하는데 ‘개’와 ‘전쟁’ 앞에서는 어쩐지 그렇지 못하고 불안하다. 소설은 그 불안의 요체를 빼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 개들의 정신적 상처와 치유의 근거가 되는 해결에 서사의 핵심이 있다. 『개들의 전쟁』에서 작가는 해결의 지평을 두 가지로 나누어 사유한다. 즉 하루아침에 자신을 해고한 회사와 종일 짖어대는 개를 인식하는 것의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이해함으로 해결에 도달하려고 하고, 후자는 공동체의 힘을 모아 그 힘으로 포용하려는 것이다. 소설은 그 해결에 도달하려는 과정의 세목을 충실하고 진정성 있는 문학성으로 서술하고 있다.
소설 뒤에 첨부하고 있는 작가의 소설론은 이 소설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정확히 밝히고 있다. “소설은 인간 존재의 확인 또는 인간이 처한 조건에 대한 성찰이다. 이는 소설이 가지고 있는 목적, 인간과 사회를 탐구한다는 것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무력감과 불가항력을 나타내는 최고의 장치는 소설이 아니겠는가? 이 작품을 구성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개 같은 세상’을 어떻게 형상화할까, 하는 점이었다.”
목차
개들의 전쟁 1~8 … 7
소설론 … 133
나는 나답게, 당신은 당신답게
작가의 말
소설은 무엇보다 개성이 생명이다. 개성은 참신성을 담보로 한다. 세상 곳곳에 널려 있는 글감을 포착하면 그것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부터 참신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석한 것을 형상화 시키는 과정도,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 역시 그래야 할 것이다. 누구의 작품을 모방하거나 닮아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모창 가수에 지나지 않는다. 독자는 설혹 조금 서툴더라도 참신한 개성을 지닌 작가를 찾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나답게’, ‘당신은 당신답게’ 쓸 때 독자는 그 작가를 기억할 것이며,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소설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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