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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희 소설집 『고독한 축배』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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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소설가협회
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05-14 15:5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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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바다를 건너는 우리들을 위한 소설

 

 

판형 152-225 / 342

가격 15,000

ISBN 9791170320999(03810)

발행일 2023825

()한국소설가협회 

 

이 책은

196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4권의 창작집과 15권의 장편소설을 펴낼 정도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김녕희 작가의 신작 소설집으로 12편의 소설을 묶었다.

12편의 소설은 저마다의 운명과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너야하는 운명의 시간을 숙명적으로 그리고 있다. 개인은 각자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건너야 할 길은 가혹할 정도로 험난하다. 하지만 김녕희 작가는 소설 고독한 축배를 통해서 부조리한 존재의 길을 대체할 수 있는 삶을 새로운 비전과 상상력의 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은 각자 부조리한 실존적 상황에서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서로의 상처를 치료하고 위무하며 사랑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고독한 축배는 소설의 현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디테일을 사용하고 있다. 작품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사건들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독자로 하여금 느낄 수 있도록 자세히 기술하고, 소설 속 양상들이 모두 실제의 체험으로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녕희 소설가는 전통 이야기꾼의 소설 본령에 매우 충실한 서술만으로 독자가 작품의 내용에 깊이 빠져들 수 있게 만드는 흡인력을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다.

 

목차

생각하는 사람

 

간격시간을 건너다35

하모니카 소리79

현해탄 엘레지107

호수공원 이야기133

자작나무 광시곡153

소라의 귀국173

대각선이상한 재회223

노르웨이 화실253

꽃신277

주목나무305

 

김녕희 작품평

시간의 강을 건너는 자들을 위한 悲歌 / 이태동315

인간의 숙명적 한계와 실존적 극복의 과제 / 홍성암333

 

본문 속으로

독립심 강한 가경은 휠체어로 여기저기 화원을 점검하듯 다닌다. 유자는 향기를 뽐내는 백합꽃 코너에 울적하게 서서 집 걱정에 잠기었다.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며 그래도 화장실 출입을 몸소 하는 평생여고국어교사출신 아버지는 의욕상실의 90을 넘긴 상수의 노인이었다. 그는 한사코 노인요양 병원을 죽음으로 가는 기차의 간이역 같아서 싫다고 거부하였다. 내 집에서 마지막 생을 하직할 거라고 완강하였다. 고단한 유자를 한층 슬프게 하는 것은 17년을 동락한 애견이 음식기피증을 보이는 것이었다. 유자는 공진이 자기 대신 품고 자라고 준 루미와 아버지가 안타까워 시시각각 두렵고 소름 돋는 삶이 서글플 따름이었다. 루미는 밥그릇을 피하고 하루 종일 새로 사준 겨울용인 빨간 누비 집에 동화의 그림인 양 누워 있었다. 간격間隔

 

그는 여전히 자기 위주였다. 내일쯤은 가려니 하고 바라고 있던 W의 엉뚱한 말에 나는 화가 치밀었다. 다음 주에 정선으로 봄 산 스케치를 하러 갈 계획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나무는 그 나라 그곳 사람들의 삶과 환경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다양한 인간상과 사계절을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각양각색의 나무를 견주어 주된 추상화 소재로 삼아왔다. 작품을 위한 여행계획을 W의 여자 찾기 남해여행으로 대치할 수는 없는 일. 나의 거절은 당연하였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지만 차마 나는 내일쯤은 가길 바라고 있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과거엔 배신을 한 강자였어도 현재 그는 도움을 청하는 약자였으므로. 내 반응에 낙심한 W는 술 쟁반을 차려다가 허기 들린 듯 마시기 시작하였다. 시간을 건너다

 

외출가방에서 전화소리가 울리었다. 급히 나가려던 가희는 이른 아침 전화할 사람은 순지 아니면 어젯밤 12시 넘은 시간에 전화한 계부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받았다. 요즘 어머니는 죽음을 예감한 인도코끼리처럼 떠날 때를 안다는 말을 자주 했던 말이 떠올라 가희의 마음은 다급하였다. 삶은 끝나지 않은 전쟁과 같다는 말은 진리일까. 그녀는 자기 머리를 쥐어박는다. 어째서 삶은 엉킨 실타래처럼 나를 가만두지 않는가. 현실도피의식으로 살고저하는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오늘의 일정을 생각한다. 먼저 승리학교엘 가야하고, 경기도의 실버타운으로 어머니에게 가야 하고, 귀갓길엔 집 근처 마트에서 배달 주문할 식료품 메모를 보는데 가방에서 또 전화소리가 울리었다. 순지는 대뜸 울먹이었다. 자작나무 광시곡

 

머리에 밝은 색채의 스카프를 두른 하나는 고개 수그린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기도 시간은 길었다. 나는 촛불에 비췬 십자가를 이윽히 응시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촛불 언저리로 핼쑥한 엄마의 얼굴이 유성의 꼬리처럼 내 눈가에 겹쳤다. 젊은 엄마는 매일 새벽잠 덜 깬 내 손목을 잡아끌고 언덕배기 예배당으로 숨차게 가곤 했다. 하나가 줄곧 병원 교회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무슨 주문을 외듯, 초등학교 때 매일 마침 언덕배기 예배당에서 본 엄마의 중얼거림도 같은 모습이었다. 흡사 비탄의 흐느낌 소리 같았다. 엄마의 긴 웅얼거림이 싫고 무서웠던 것 같이 지금 하나의 긴 기도도 나는 지루하고 싫었다. 감기가 심한 겨울새벽에도 예외가 아니었던 엄마의 예배당에서의 긴 중얼거림이 피맺힌 엄마의 애소라는 걸 내가 안 것은 여중생이 된 후였다. 대각선對角線

 

엄마아-! 엄마아아-! 계속 몸부림을 치며 광란을 그칠 줄 몰랐다. 김명자의 얼굴은 세모꼴 모자모양의 덮개가 씌워졌다. 그때서야 생각이 켜진 예술은 꽃신 신은 어머니 발의 꽃신을 움켜쥐고 바닥에 고개를 찧고 찧었다. ‘시집가는 날, 빛깔 고운 비단 한복 입었지만, 꽃신을 못 신었다고, 한 맺힌 어머니의 넋두리가 빛살처럼 떠오른 예술은 꽃신 신고 차디차게 굳은 어머니 두 발에 연거푸 고개를 찧고 입술을 찧었다. 통렬한 딸의 울음은 눈물겨운 영안실 청년이 끌어낼 때까지 그칠 줄 몰랐다. 이것이 인생이다. 소낙비 같은 이명이 예술의 정신을 휘갈겼다. 이것이 인생이다. 쎄 라비.(Cest La vie). 꽃신

 

추천의 글

숨은 꽃과도 같은 작품 시간을 건너다는 그 제목이 말해 주는 것처럼,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이 건너야 하는 시간의 바다를 소설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소설 장르의 거의 모든 작중 인물들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너야만 하는 운명적인 시간의 바다이다. 그러나 인간 개인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항해하지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헤쳐 나가야만 할 길이 기혹할 정도로 험난하기 때문에 그것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의식 있는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서 이렇게 부조리한 존재의 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상상력의 힘으로 제시하려고 한다.(이태동·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작가는 작중인물들의 기구한 삶을 서술하면서 주인공의 삶의 영역을 세계적인 영역으로 확대하여 다룬다. 그만큼 현재의 한국 사회가 글로벌화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 공간적 확대는 사물에 대한 인식과 감각의 확대도 동반하기 마련이다. 김녕희 작가는 작중 인물들의 행동, 의식, 사고 체계에 있어서 한국적인 것과 이국적인 것을 적절히 혼용하여 감각의 새로움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겠다.(홍성암·소설가·동덕여대교수)

 

작가의 말

침묵은 사유를 동반하고, 짧은 침묵 끝에 나는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어 온 것을 말하였다. 야스코 상 까뮈를 좋아한다고 했죠.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살아야 하고 창조해야 한다. 눈물이 날수록 더욱 살아야 한다고.’

어하, 하더니 야스코는 새 커피를 주문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만일 내가 내 인생의 전환기를 느낀다면, 그것은 내가 성취한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잃은 그 무엇 때문인 것이다.’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에요.

그녀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설치미술가 오노 요코를 지향하고 있다. 비활동적인 일본의 전통의상을 파괴하고 구멍 난 청바지와 일하는 여자들의 바지정장 차림의 인형들을 마구 노상에 헤쳐 놓았었다. 21세기 일본 여성의 정체성을 겉치장의 파괴를 통해 강렬히 표출하고자 시도한다고 했다.

75세에 그림을 시작하여 성공한 유럽의 여성 화가와 얼마 전 99세에 작고한 미국의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들을 그녀는 힘주어 말하였다.

-몇 년 전 같이 본 리움미술관에서 거대한 거미를 형상화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을 생각해보세요. 예술혼과 작품 의욕에 연령은 전혀 장애가 될 수 없지요! 건강과 씽크 하드(몰입)의 작가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한!

둘은 침묵하였다.

 

 

저자소개

경기도 이천 출생.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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